큰 화면으로 다시 본 [죠스]
[죠스] 블루레이 시연회에 응모했는데 당첨.
TV로 최소한 3 번은 본 것 같은데 필름은 아니지만 나름 큰 화면으로 본 건 이게 처음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84년 신년 특집이었나 설날 특집이었나로 KBS에서 방영했을 때였다.
엄청 재미있게 봤고 심지어 감명깊게 보았다.
욕 먹어 가면서도 다른 사람 원망 않고 자신의 책임을 다 하려는 서장 아저씨가 어린 나이에 너무 멋져 보였다.
덕택에 로이 샤이더 뿐 아니라 더빙을 담당했던 송두석씨도 좋아했고 말이다.
퀸트의 인디애너폴리스 호 이야기도 너무나 인상 깊었고.

후퍼가 벤 가디너의 배에서 상어의 이빨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장면 연결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때 본 건 사실 엄청나게 잘린 버전이라는 걸 알게 된 건
한참 나중에 SBS에서 방영한 버전을 보고나서였다.
SBS 버전도 많이 잘린 것이었지만 KBS보다는 덜 잘려서,
예를 들어 퀸트가 상어에게 먹히는 장면에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 큰 화면으로 보게 되어 좋긴 했는데
자막은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어투나 뉘앙스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KBS 버전 번역에 먼저 익숙해져서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지만,
오역도 꽤 있었다고 본다.
광고판에 상어 지느러미를 그려넣은 낙서를 두고 후퍼가 말하는 "Those proportions are correct."를
"정확한 확률로 그려졌죠."라고 했던데 proportion을 probability와 혼동하셨나.
Martha's Vineyard를 '마사의 포도원'이라고 한 것도 그래선 안 될 거고.

오늘 안 잘린 버전으로 보니 해양 모험 영화가 아니라 해양 공포 영화더라.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영화가 몇 번을 봐도 기가 막히는 서스펜스를 제공하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다.
상어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하나,
이런 걸 두고 강약 리듬 조절이 훌륭하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게 오르카호에서 브로디가 밑밥 뿌리는데 상어가 불쑥 등장하는 장면.
제일 좋아하는 장면 중의 하나다.
로이 샤이더의 애드립이었다는 대사 "You're gonna need a bigger boat."도 좋고.


이런 걸작을 28 세에 만들었다니 스필버그는 역시 천재.

큰 화면으로 다시 보니 작은 화면으로는 안 보이던 게 몇 개 보이더라.
첫 번째 희생자인 아가씨의 전면 누드;;;라거나 (이거 완전 십대들 나오는 공포 영화 분위기)
상어 철망을 바다 속으로 내리는 장면에서 브로디의 티셔츠가 있다가 없다가 한다거나
맨 마지막 장면에 브로디와 후퍼가 상륙하는 모습이 보인다거나.


by 파이 | 2012/08/25 00:42 | Pastime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