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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5   큰 화면으로 다시 본 [죠스]
2012/08/19   [해저 2만리]의 빵나무 열매
큰 화면으로 다시 본 [죠스]
[죠스] 블루레이 시연회에 응모했는데 당첨.
TV로 최소한 3 번은 본 것 같은데 필름은 아니지만 나름 큰 화면으로 본 건 이게 처음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84년 신년 특집이었나 설날 특집이었나로 KBS에서 방영했을 때였다.
엄청 재미있게 봤고 심지어 감명깊게 보았다.
욕 먹어 가면서도 다른 사람 원망 않고 자신의 책임을 다 하려는 서장 아저씨가 어린 나이에 너무 멋져 보였다.
덕택에 로이 샤이더 뿐 아니라 더빙을 담당했던 송두석씨도 좋아했고 말이다.
퀸트의 인디애너폴리스 호 이야기도 너무나 인상 깊었고.

후퍼가 벤 가디너의 배에서 상어의 이빨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장면 연결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때 본 건 사실 엄청나게 잘린 버전이라는 걸 알게 된 건
한참 나중에 SBS에서 방영한 버전을 보고나서였다.
SBS 버전도 많이 잘린 것이었지만 KBS보다는 덜 잘려서,
예를 들어 퀸트가 상어에게 먹히는 장면에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 큰 화면으로 보게 되어 좋긴 했는데
자막은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어투나 뉘앙스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KBS 버전 번역에 먼저 익숙해져서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지만,
오역도 꽤 있었다고 본다.
광고판에 상어 지느러미를 그려넣은 낙서를 두고 후퍼가 말하는 "Those proportions are correct."를
"정확한 확률로 그려졌죠."라고 했던데 proportion을 probability와 혼동하셨나.
Martha's Vineyard를 '마사의 포도원'이라고 한 것도 그래선 안 될 거고.

오늘 안 잘린 버전으로 보니 해양 모험 영화가 아니라 해양 공포 영화더라.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영화가 몇 번을 봐도 기가 막히는 서스펜스를 제공하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다.
상어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하나,
이런 걸 두고 강약 리듬 조절이 훌륭하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게 오르카호에서 브로디가 밑밥 뿌리는데 상어가 불쑥 등장하는 장면.
제일 좋아하는 장면 중의 하나다.
로이 샤이더의 애드립이었다는 대사 "You're gonna need a bigger boat."도 좋고.


이런 걸작을 28 세에 만들었다니 스필버그는 역시 천재.

큰 화면으로 다시 보니 작은 화면으로는 안 보이던 게 몇 개 보이더라.
첫 번째 희생자인 아가씨의 전면 누드;;;라거나 (이거 완전 십대들 나오는 공포 영화 분위기)
상어 철망을 바다 속으로 내리는 장면에서 브로디의 티셔츠가 있다가 없다가 한다거나
맨 마지막 장면에 브로디와 후퍼가 상륙하는 모습이 보인다거나.


by 파이 | 2012/08/25 00:42 | Pastime
[해저 2만리]의 빵나무 열매
[해저 2만리]는 아주 오래 전에 계림문고로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다.
도서관에 갔다가 김석희 씨가 새로 번역한 [해저 2만리]가 있기에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대목 중의 하나인 빵나무 열매 먹는 대목을 찾아보았다.

"말레이어로 '리마'라고 하는 씨가 없는 변종" 운운하는 대목에 이르자
20년 가까이 잊고 지내던 '마레이어로리마'라는 글자들이 떠올라 뒤통수를 강타했다.
계림문고에는 저 대목이 "마레이어로리마라고 하는 씨가 없는 변종"이라고 되어 있었으며 (적어도 우리 둘은 그렇게 기억한다)
우리는 저 '마레이어로리마'가 변종의 이름인 것으로 알고
어린 나이에 저 일곱 글자나 되는 단어를 외워버렸다.

그리고 우린 40 년 가까이 속고 살았다는 것이 이제 밝혀진 것이다.
뒤통수가 얼얼하다.
by 파이 | 2012/08/19 20:21 | Pas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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