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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mazon.com/Goodbye-Mr-Chips-Peter-Otoole/dp/B003EG9Y9U
어느 트위터 현인의 가르침을 받아 아마존 스트리밍 비디오를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오래 전에 TV로 봤는데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오래 전에 TV로 보고 싶었는데 놓쳤던 영화 보기에 딱인데 심지어 대부분 영어 자막 (CC)도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자막도 없는 워너 아카이브 주문 생산 DVD로 본 영화들 이걸로 볼 수 있었던 건데 ㅠㅠ.
하여간 우리를 피터 오툴에게 입문시킨 이 영화를 nn년 만에 다시 봤는데 역시 재미있다. 예전에 울었던 장면에서 또 울었는데 꼬꼬마 학생 시절 처음 봤을 때는 교사로서의 칩스를 많이 좋아했던 거 같고 지금은 로맨스 물로서 더 마음에 든다. 참 옛스럽게 로맨틱하다. 여기 주인공들은 그냥 "I love you"라고 말한다.
피터 오툴과 페툴라 클라크 너무 매력적이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릴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봤는데 이제는 피터 오툴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막 살았는지 알고 보자니 어이가 없을 정도. 어찌 저리 시치미 뚝 떼고 연기를 잘하나. 피터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페툴라의 꾀꼬리 같이 맑은 목소리도 좋다. 페툴라가 피터보다 한참 젊은 줄 알았는데 동갑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무지해서 몰랐는데 알고보니 영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여자 솔로 가수셨음.
2015년에 나온 피터 오툴 전기를 구글 북스에서 조금 들여다봤는데 페툴라가 피터와 이 영화 촬영 당시를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어서 기뻤다. 전기 저자에 따르면 영화 개봉 당시 평단과 대중의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서는 좋게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도 그 주요 이유는 두 주인공의 관계, believable하고 tender 한 로맨스 때문일 것이라고 (우리도 이 영화의 그 점이 좋다). 이에 대해 페툴라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That's how we felt about each other. We genuinely loved each other, not romantically, we really did feel for each other and that's something that I don't think you can fake." 그 뒤 페툴라와 피터는 거의 만난 적이 없다가 80년 대 초에 런던에서 [Man and Superman] 공연중이던 피터를 페툴라가 분장실에 가서 만났고 페툴라는 그 때를 회상하며 말하길 "We hardly spoke, we just both sat on these hard little chairs, sitting opposite each other, knee to knee, and we wept. I don't quite know why, maybe they were such wonderful memories of our time working together and he had a feeling we wouldn't have that experience together again. It was just a moment between us that only we could share."
원래 리처드 버튼이 주연 물망에 올랐었다는 얘길 보고 아니 어딜 봐서 리처드 버튼을 칩스 역에 떠올렸지 의아했지만 사실 피터 오툴에게 제안이 간 것도 - 설마 오디션 보진 않았겠지 - 신기하다. 이 작품 전까지 필모그라피를 보면 [아라비아의 로렌스], [베켓], [겨울의 사자], 거기다가 미친 놈으로 나오는 [장군들의 밤], 아니면 섹스 코미디가 대부분이라 도무지 칩스와 연결이 안 된다. 그냥 당시에 나오는 모든 각본들은 일단 버튼과 오툴에게 갔던 것일까.
칩스의 잘 생긴 독일인 동료 교사 맡으신 분은 그동안 궁금해도 캐릭터 이름을 몰라서 IMDb에서 배우 이름을 확인을 못했는데 인제 알았다. 마이클 브라이언트.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에서 레닌 역을 하셨다고. 영화는 TV 물이 대부분이고 연극을 주로 하신 거 같은데 올리비에 상 4회 수상에 빛나는 분이셨다.
그리고 피터 오툴은 그냥 푸른 눈으로 출연했다는 결론. 나중에 읽은 원작 소설에 칩스 눈동자가 갈색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영화에서는 오툴의 그 유명한 푸른 눈동자를 어떻게 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서 그 동안 궁금했었다. 그리고 기억보다 상영 시간이 긴 영화였다. 예전에 TV에서 했을 때는 많이 잘렸을 것 같다. 일단 서곡, 중간휴식, 간주곡이 다 잘렸을 것. 칩스 은퇴 연설 후 "Fill the world with love" 노래 사이에 서터윅 3대손과 대화하는 장면도 잘린 거 아닌지 의심스러운데 물론 nn년 전에 본 기억을 확신할 수는 없지. 칩스와 캐더린이 키스하는 장면만 해도 그 때 배경 하늘에 비둘기가 날아갔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그 동안 나이 먹은 걸 가장 절감한 건 폼페이 장면이었다. 어릴 때는 그 장면 보면서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랬을 건데 인제는 저 쨍한 햇볕 아래에서 울퉁불퉁한 돌길 어떻게 돌아다니냐 이 영화로 폼페이 관광을 갈음한다 이런 기분이 되어 버린다.
기록해두고 싶은 대사 1. 나폴리에서 칩스와 캐더린이 저녁을 함께 보낼 때 칩스: ...and you're bound to find someone else. Someone who'll realize how lucky he is and won't ever let you go. Someone who'll give you that escape from the stage that you imply you want. Someone from quite a different background than your present one. Someone who happens to love you very much at this moment. And when he gets to know you better....can, I'm sure, only love you more and more and more. (근데 이러고 나서 조니 롱브리지 얘기하는 게 너무 웃겼다. 댁 얘기잖아… 아니 거기다가 여자가 댁 쳐다보는 눈길 좀 보라고 (저 대사 직후에 캐더린이 칩스 뺨에 키스함)).
기록해두고 싶은 대사 2. 신혼 시절에 서터윅의 비열한 음모 때문에 도망친 캐더린을 어슐러 집 부엌에서 찾아낸 칩스: I know all about your unsuitability-- Horrible word. Both our unsuitabilities-- The plural is even worse. But how you'd ever imagine that a word like suitability-- Which is only in Webster, mind you, not in the Oxford, or is it?--could ever prevail over a word like love, which is in all the dictionaries.
You must do as you see right, headmaster...but as it is Mr. Hitler's declared intention since the D-day landings to paralyze all normal life in southern England it seems to me our plain duty is to carry on our normal life here at Brookfield. 영화 다 보고 나서 또 새삼 유튜브에서 클립 찾아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 리처드 해리스가 1970년에 낸 앨범 [The Richard Harris Love Album]에 이 영화 노래가 두 곡이나 실려있었다. "What a lot of flowers"와 "Fill the world with love". 해리스 씨 이 영화 좋아하셨나요…
# by 파이 | 2019/08/13 23:40 | Pas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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