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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에서 91년 2월 설 연휴에 방영했던 89년작 4부작 미니 시리즈 서부극 [머나먼 대서부 (Lonesome Dove)]. 안타깝게도 주위에 이걸 본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더라.
젊은 시절 유명한 텍사스 레인저였던 두 주인공 어거스터스 매크리(로버트 듀발)과 우드로 콜(토미 리 존스)이 가축 떼를 몰고 텍사스의 작은 마을 론섬 더브를 떠나 목장을 세우기 위해 몬타나 북부까지 수천마일의 길을 떠난다. 매크리와 콜은 둘도 없는 친구지만 성격은 극과 극을 달린다. 매크리는 수다스럽고 유쾌하고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맨날 노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일을 해야 할 때가 되면 아주 쉽게 해치우고, 다들 그를 '거스'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콜은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며 여자라면 거의 경기를 일으키고 하루 종일 일만 하며, 아직도 사람들은 그를 '콜 대위님'이라고 부른다. 둘의 동료였던 제이크 스푼(로버트 유리크)이 떠돌아다니다가 론섬 더브에 들러 같이 길을 떠나지만, 도중에 헤어지고 무뢰한들과 섞이는 바람에 매크리와 콜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비극도 일어난다...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원래는 래리 맥머트리가 71년에 시나리오로 써서, 거스 역에 제임스 스튜어트, 우드로 역에 존 웨인, 제이크 역에 헨리 폰다를 캐스팅하고 피터 보그다노비치가 감독하려고 했다는데, 존 웨인이 거절하는 바람에(아이고 아까와라) 영화가 물 건너 가버렸다고 한다. 나중에 맥머트리가 소설로 다시 써서 퓰리처상을 받았고, 이를 원작으로 한 이 미니 시리즈도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장대하면서 서정적이고 등장인물들 하나 하나가 살아있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로버트 듀발에게 반해버리게 만든 작품이었다. 존 웨인이 거절한게 아깝다고 했지만, 현재의 캐스팅에 불만이 있는 건 전혀 아니다. 여기서의 로버트 듀발과 토미 리 존스를 무지무지무지 좋아하니까 말이다. 특히 거스 매크리는 듀발 스스로가 자신의 최고 연기로 꼽을 정도이며 (로버트 듀발의 출연작 목록을 생각해 보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말인지...), 제임스 스튜어트가 했다고 해도 이보다 잘 하진 못 했을 것이다. 거스라는 인물 자체가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걸 또 듀발이 정말 기가 막히도록 멋지게 해낸다. 존 웨인이 주연한 [리오 그란데]에서 주인공 커비 요크가 혼자 강변을 걷는 장면이 있는데, [Lonesome Dove]에서 우드로 콜이 꼭 그랬을 것 같다. 콜 역에 존 웨인을 생각했다는 게 이해가 된다. # by 파이 | 2007/09/29 20:03 | Pas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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