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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한마디만 내질렀던 [리오 브라보] 소감에 덧붙여.
[리오 브라보] (Rio Bravo, 1959) 감독: 하워드 혹스 주연: 존 웨인, 딘 마틴, 앤지 디킨슨, 리키 넬슨, 월터 브레넌 2005-04-17 이번 서울아트시네마의 [씨네필의 향연] 프로그램에서 다른 거 다 포기해도 절대 포기 못할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였다. 이 영화 한다는 거 알고 얼마나 흥분했던가. 종로에 있는 극장에서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하는 2시간 20분짜리 영화라니 웬만하면 포기했겠지만 이건 [리오 브라보]인 것이다. 두근두근. 하하, 영화 무지 재미있다. 시작부터 곤경에 처해 있는 우리의 주인공들은 계속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이하고, 그 때마다 물론 빠져나오는데, 그 빠져 나오는 과정이 아주 경제적이면서 인물 묘사를 생생하게 해낸다. 듀크는 한마디로 작살이다. 붉은 셔츠에 보안관 뱃지가 달린 조끼를 걸치고 관사 앞에 서 있는 모습, 앤지 디킨슨 앞에서 어색해하는 모습이 왜 이리 멋지냐. 정말 유쾌하고, 보는 내내 행복했다. 작년 8월 이래 웨인의 출연작을 20편 넘게 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렇게 깔끔하게 영웅적인 인물은 없었던 것 같다. 거친 듯하면서도 단정하고, 무심한 듯하면서도 동료들 챙겨주는 법치의 수호자. 총솜씨는 기본. 옷은 몇 벌 안되지만 언제나 깨끗하게 세탁해서 입고다닐 것 같은 사람이다. "내 면도는 내가 해". 사실은, 이런 거 저런 거 다 떠나서 이런 자태를 내내 보여주시면서 가끔 기가 막힌 미소도 날려주시니 영화가 끝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 ![]() ![]() 화질과 번역이 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이 영화를 스크린으로 봤다는 것만도 감격이었다. 보고 나오면서 듀크님 만세를 외쳤다 :) 딘 마틴은 케빈 스페이시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었다. 느긋한 쿨함이라고 할까. [L.A. 컨피덴셜] 때 커티스 핸슨 감독이 딘 마틴 얘기를 하면서 잭 빈센스 역을 스페이시에게 맡긴 까닭을 알 것 같다. 그리고, [My rifle, my pony and me]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런 사람을 출연시키면서 노래 한 곡조 안 시키는 건 범죄행위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예전에 무슨 뉴스위크 기사에서 '디노의 목소리는 12년 묵은 스카치 위스키보다도 부드럽다' 운운했는데 비록 술맛 볼 줄 모르는 사람이지만 정말 멋진 표현이라고 기꺼이 인정해주겠다. * 하워드 혹스와 전문가 주의, 남성 공동체, [하이 눈]의 반대로서의 [리오 브라보] 등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글을 참조 ^^; 필름 2.0 아메리칸 레전더리 - 하워드 혹스 * 그런데 왜 제목이 [리오 브라보]인지를 모르겠다. 배경이 되는 마을 이름도 아니고.. * 4월 23일에는 서울아트시네마 옆에서 하는 씨네21 10주년 영화제에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봤다. 60년대 초 대만에 몰아닥친 미국 대중 문화도 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이고, 주인공 소년이 다른 소년과 소녀 둘과 극장에서 더블 데이트하는 장면이 있다. 스크린은 안 보이고 소리만 들리는데, 이게 아무래도 존 웨인 목소리 같아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게다가, 챈스 어쩌고 하는 대사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개봉 시기로 보나, 이건 아무래도 [리오 브라보]일 것 같았단 말씀. 어줍잖은 영어 듣기 실력을 짜내고 집에 와서 [리오 브라보] 자막을 확인해보니 정말로 그건 [리오 브라보]였다. 그 와중에 존 웨인의 목소리를 알아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 * http://trailers.warnerbros.com/web/play.jsp?trailer=rio_bravo_trailer 에서 구한 [리오 브라보] 예고편. # by Olsen | 2005/04/27 23:44 | 존 웨인(John Wa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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